뮤지컬 빨래 역사
2005년 초연된 뮤지컬 '빨래'는 한국 대표 롱런 뮤지컬로, 20년 넘게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빨래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서울살이중인 사람들의 삶과 꿈, 그리고 따뜻한 인간관계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최근 유퀴즈에서 학전 소극장이 폐장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정은 배우님이 뮤지컬 빨래에 대해 언급하신 것을 계기로 관람하게 되었는데,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줄거리 및 등장인물
나영
강원도에서 온 서울살이 5년차 서점 직원
솔롱고
나영의 이웃집 몽골 불법 체류 청년
주인할매
나영과 희정엄마가 세들어 사는 반지하방 주인집 할머니
희정엄마
나영의 이웃이자 동대문 옷가게에서 일하는 과부
그 외 구씨, 빵, 마이클, 서점 여직원 등이 등장한다.
27살 나영은 고향 강원도를 떠나 서울의 작은 동네로 이사를 온다. 나영은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가 이웃집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난다. 솔롱고는 나영을 보고 첫눈에 반하고, 나영과 솔롱고는 각자의 집 옥상에서 빨래를 널며 점점 가까워 진다.
나영의 반지하방 주인 할머니는 다소 거칠고 투박하게 그려지는데 알고 보면 사지가 절단된 딸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희생적인 엄마이다. 하지만 딸의 귀저기를 빨며 고통을 지워버리자고 노래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나영은 원래 일하던 서점에서 부당해고 당한 상사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창고 책먼지털이로 보내지고, 그 서러움에 과음을 하게 된다. 만취가 되어 귀가하는 나영을 본 집주인 할머니와 옆집 이웃 희정엄마는 나영을 따듯하게 위로해준다.
나영의 이웃집 청년 솔롱고는 형제들의 학비를 벌러 한국에 큰 꿈을 갖고 왔지만, 현실은 불법체류자로 임금도 제때 받지 못하는 공장 직원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술취한 옥탑방 주인으로부터 나영을 보호하다가 옥탑방에서 쫓겨날 위기에 봉착한다. 하지만 반지하방 할머니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마지막엔 나영을 향한 사랑이 이루어져 결혼까지 하게 되는 해피 엔딩을 맞는다.
과부 희정엄마는 아이를 홀로 키우며 밀린 월세도 내지 못하며 살아가는 신세지만, 집주인 할머니의 아픈 딸을 업고 병원에 다녀오고 찬물에 빨래하는 할머니를 위해 뜨거운 물을 떠오는 등 따듯한 마음으로 빚을 갚는 인물이다. 겉보기엔 화려하고 드세보이는 여자이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배려심 많고 여린 그녀는 홀애비 구씨를 만나 이사를 간다.
나영의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각자의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간다. 빨래라는 행위는 상징적으로 각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준다.
관람 후기
기생충의 이정은 배우님도 거쳐갔던 뮤지컬이라기에 연기력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배우분들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놀라운 연기를 펼쳐주셨다. 특히 할머니 역할을 맡은 최정화 배우님은 처음에 진짜 할머니를 캐스팅한줄 알았을 정도로 몸짓과 말투, 목소리의 떨림까지 완벽하게 노인 묘사를 하셨다. 그렇게까지 할머니 역을 표현해내실때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지 보였다. 그 외 솔롱고 역할을 맡으신 배우님도 뛰어난 표현력과 특유의 고운 음색으로 감동을 주셨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누구와 봐도 좋을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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